중학교 1학년 때였던가? 영어 공부에 필요하다는 핑계로 부모님을 졸라서,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가수 변진섭의 싸인이 프린트된 미니카세트를 얻어냈다. 모델명은 어렴풋하지만, 영어보다는 음악과 라디오의 세계로 인도해준 친구였다. 그 시절 유독 좋아했던 가수겸 DJ는 김광석이었다. 중학교 3학년 때 대학로의 학전소극장에서 열린 그의 콘서트를 처음 보러 갔던 이후로 몇 번이나 그의 공연을 찾았는지 헤아릴 수 없다. 언젠가는 공연이 열리는 소극장의 화장실에서 그를 마주치고는 꾸벅 인사를 드리기도 했었다. 그의 말과 노래의 한마디 한마디가 내 생각과 감성이 자라는 데 큰 밑거름이되었다. 밤늦도록 게임을 즐기다가 늦도록 침대 위에서 뒤척이던 1996년 1월 6일 저녁, 나와 그의 공연을 보러 가줬던 녀석 하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