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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보고 54

우아한 거짓말

본가에서 아이를 맡아주신 덕분에 처와 함께 극장을 찾았다. 자유 시간이 주어지면 가장 먼저 영화를 보고 싶어하는 처는 나에게 김희애가 나오는 영화의 시간표를 알아보라고 했다. 개봉 영화 소식에 어두운 까닭에 김희애가 영화를 찍었다는 말이 생소하게 들렸다. 검색을 해보니 문성근과 함께 출연했던 이후 20년만의 스크린 나들이라고 한다. 그녀가 한창인 시절 영화 작품을 많이 찍지 않은 것이 아쉬운 배우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어 어린 딸들을 키우며, 그 중 하나를 학교 폭력에 의한 자살로 잃으며, 양아치와 같은 인물과 연애를 하는 인물 설정에는 뭔가 이질감이 드는 배역이었다. 은 와 같은 원작 소설가 김려령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한 같은 이한 감독의 영화다. 다문화 가정이라는 소재를 무겁지 않고 시종..

영화 보고 2014.04.08

그래비티(Gravity)

팀 회식으로 3D로 영화관에서 보게 되었다. 여자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여자들은 대부분 재미없었다고들 하던데 남자들은 재밌게 봤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벤티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흡입하고 난 뒤에 바로 극장을 들어선 탓에 생리적인 내적 갈등과 어울어져 매우 긴장하면서 즐겁게 봤다. 나이가 든 산드라 블록의 매력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지만, 조지 클루니는 능청맞은 연기는 정말 최고였다. 우주와 무중력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는 경이로울 정도였지만, 말도 안되는 과정을 이겨내고 살아돌아오게 되는 할리우드 식 결론은 조금 아쉬웠다. 차라리 주인공도 적당한 시점에 죽어버렸으면 더 여운이 깊지 않았을까 한다.

영화 보고 2013.11.25

숨바꼭질

또 다시 본가에서 아기를 맡아주셨기에 처와 함께 동네 극장을 찾았다. 처가 별 고민 없이 흥행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영화 을 선택해두었는데, 자막이 시작되기 전까지 한국 영화인지도 모를 정도로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 보게된 영화다. 영화의 도입부가 끝난 뒤에 배우 손현주가 주인공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어느정도는 괜찮을 영화일 일거라고 기대를 갖게 되었는데, 딱 그 정도의 볼거리만 있는 영화였다. 극의 중후반까지는 적당히 긴장도 유지되고, 여러가지 의문을 품게되었지만, 너무 앞뒤가 안맞는 설정에 영화 전체적으로 아쉬운 점이 많았다.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라고 하는데, 허정 감독이 아직 '장편'에 대한 감이 떨어지는 탓이었던 것 같다. 영화 포스터에는 '충격 실화 스릴러'라고 빨간색으로 강조되어 ..

영화 보고 2013.08.27

설국열차

영화는 영화관에서 봐야지 제대로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돌쟁이 아기가 있다보니까 한동안 극장 나들이는 꿈도 못꾸고 있었는데, 지난 15일에 부모님께서 하룻밤동안 아이를 맡아주신 덕분에 집앞 CGV로 달려가 심야에 봉준호 감독의 신작 를 볼 수 있었다. 잘 알려진 영미권 배우들이 주,조연으로 출연하며, 기본 대사들이 영어였기에 감독의 헐리우드 진출작인줄 알았는데, 영화를 보고온 뒤에 정보를 찾아보니 감독의 첫 영어권 데뷔작이긴 하지만, 연출과 제작 뿐만 아니라 투자배급까지 한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프로젝트였다고 한다. 한국 영화치고는 엄청난 제작비가 투입된 것이겠지만, 헐리우드와 비교하면 저예산이었을텐데 괜찮은 영화를 완성한 것 같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들이 좋았으며 그들의 캐릭터와 개성들이 잘 나..

영화 보고 2013.08.19

럭키 넘버 슬레븐(Lucky Number Slevin)

LG U+ TV의 VOD 목록을 살펴 보다가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였던 브루스 윌리스(Bruce Willis)가 출연하는데다가 무료였기에 보게 되었다. 영화의 포스터에 권총 두개를 양손에 들고 있는 브루스 윌리스는 영화에서 미스터 굿캣이라는 킬러를 연기하는데, 비중이 있는 배역이긴 했지만 주인공은 아니었다. 조쉬 하트넷(Josh Hartnett)이 극의 중심에서 영화 초반에 운이 억세게 나쁜 일을 연달아 겪으며 음모의 소용돌이에 걸려드는 주인공 슬레븐 켈러브라 역으로 나오며, 모건 프리먼(Morgan Freeman), 벤 킹슬리(Ben Kingsley), 루시 리우(Lucy Liu)등 화려한 출연진의 영화였다. 다들 한가닥 하는 배우들이지만, 특히 루시 리우의 경우는 엉뚱한 매력을 발휘하는 역할로..

영화 보고 2011.11.06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My Blueberry Nights)

처가 양수검사를 받고 온 토요일에 하루정도는 꼼작하지 않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기에 집에서 같이 뒹굴거리다가 LG U+ TV에 무료로 풀려있는 영화 중에 왕가위 감독의 작품이 눈에 띄기에 보게 되었다. 2007년도 작품으로 국내에는 2008년에 개봉했다는데, 왕가위 감독에 다리우스 콘쥐(Darius Khondji)의 촬영이라니 개인적으로는 한창 영화에 빠져서 영화 잡지 가 제시하는 영화적 담론들에 빠져 지냈던 15년전의 추억을 새길 수 있는 영화였다. 영화는 왕가위의 전작들과 매우 비슷한 느낌이었으며 다리우스 콘쥐의 영상미가 더해지고, 출연진만 서양인으로 바뀐 느낌이다. 노라 존스(Norah Jones)라는 정상의 재즈 가수가 주연이라는 점도 범상치 않았지만, 주드 로(Jude Law)와 나탈리 포트만(N..

영화 보고 2011.10.31

오직 그대만

지난 토요일 CGV 왕십리에서 영화 의 유료 시사회를 처제가 챙겨준 예매권으로 보았다. 영화의 제목과 소지섭과 한효주의 영화포스터만으로 전형적인 멜로영화일 것이라고는 짐작했지만, 부산 영화제 개막작이라기에 약간은 특별한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했던 탓인지 실망이 컸다. 전직 권투선수로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복싱을 그만두고 나쁜 짓을 좀 하다가 착실해진 남자주인공 철민(소지섭 분)과 부불의의 사고를 당해 시력을 잃어가는 여자 주인공 정화(한효주 분)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인데, 그 뿐이었다. 소지섭의 액션이라던가 연기 한효주의 발랄한 느낌과 함께 두 주연배우의 외모뿐만 아니라 상당히 공을 들인듯한 예쁜 영상들은 나쁘진 않았지만, 무언가 겉도는 느낌이 강했던 것은 영화의 이야기가 뻔하면서도 너무 우..

영화 보고 2011.10.17

완득이

처제가 영화 의 시사회표를 챙겨주어서 지난 목요일 브로드웨이시네마에서 처와 함께 보았다. 원작소설에 대한 정보를 전혀 모르던 탓에 영화의 포스터만 보고는 폭력이 난무할만한 학원 성장물로 열혈선생으로 나올 김윤석이 문제아 완득이를 개과천선 시키는 뻔한 이야기를 상상했지만, 영화는 매우 신선했다. 장애인 아버지로 대표되는 불우한 가정환경과 필리핀 어머니, 그리고 불법 체류 외국인 노동자 문제 등 이야기의 소재만을 떼어놓고 생각해보면 우울한 이야기가 한 편 떠오르지만, 영화 는 정말 실껏 웃게 되는 작품이다. 시종일관 유쾌한 웃음을 준다. 다문화 가정과 외국인 노동자 문제에 대한 정의 의식을 억지스럽게 강요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한 번 곱씹게 해준다. 원작을 접하지 못했기에 원작을 얼마나 반영했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보고 2011.10.16

최종병기 활

지난 금요일에 브로드웨이시네마에서 있었던 의 게릴라 시사회의 표를 처제가 챙겨준 덕분에 서둘러 칼퇴근을 하고 가서 보게되었다. 총도 칼도 몸도 아닌 익숙하지 않은 활을 소재로한 색다른 액션은 나름 볼만했다. 문채원의 연기가 조금 거슬렸지만, 박해일과 김무열, 류승룡등의 연기도 매우 괜찮았다. 지금은 10명밖에 되지 않는 언중을 가진 만주어로 연기하는 것도 어색하지 않고 좋았다. 하지만 뻔한 흐름과 중심이 없는 이야기는 박해일이라는 배우만을 돋보이게 할 뿐, 영화는 진행될수록 재미가 없어졌다. 아무리 장르영화라지만, 간간히 너무 뻔한 설정에 낯뜨거울 정도였다. 그래도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박해일이라는 볼거리에 돈은 아깝지 않을 것 같다. 게릴라 시사회가 끝난 뒤에 조연배우들과 감독의 무대인사가 있었는데..

영화 보고 2011.08.09

로마의 휴일(Roman Holiday)

이번 여름 휴가로 이탈리아 여행을 준비하며, 로마의 명소들을 사전에 체크해볼 요량으로 을 찾아보게 되었다. 정확하게 기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티비에서 방영 중이던 더빙판으로 주말의 명화나 토요명화였던 것 같다. 언젠가 그 어린 날에 흑백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오드리 헵번의 매력에 빠져 졸린 눈을 비비며 끝까지 봤었던 것 같다. 그 후로도 티비 채널을 돌리다가 이 영화를 발견하게 되면, 몇 번이고 항상 끝까지 보게 되었었다. 영화를 보기 시작하고나니 결국엔 로마의 명소에 대한 체크라는 이번 관람의 본래의 목적과는 무관하게 영화 자체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다. 거의 60년 전에 만들어진 영화이기에 세련미가 조금 떨어지는 것을 감안하면, 흠잡을 곳이 별로 없는 말 그대로의 '명화'였다..

영화 보고 2011.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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