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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하는 블로그

마지막으로 블로그에 글을 올린 게 지난 2009년 12월이니까 1년 3개월이나 지난 일이다. 200여건의 영양가 거의 없는 글들을 지난 5년동안 대충 끄적거려놨는데, 문득 좀 알차게 꾸며보고 싶은 맘이 들어서 충동적으로 스킨도 바꾸고, 카테고리도 싹 정리해버렸다. 일기를 쓰듯 매일매일 짧게라도 나의 일상과 생각들을 정리해 볼 마음이다.

일상+ 2011.03.21

호우시절

태어나서 지금까지 봐왔던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한국영화를 꼽으라고 한다면, 주저 없이 허진호 감독의 데뷔작인 를 고를 것이다. DVD를 소장하고 있으면서, 무려 스무번 가까이 돌려보면서도, 전혀 지루함 없이 매우 만족했던 영화다. 하지만 그런 이유로 허진호 감독의 신작을 접하게 될 때는 기대치가 매우 높아져 버린다. 감독의 이름을 듣지 않고 봤었다면 그럭저럭 만족했을 지도 모르겠지만, 허진호 감독의 영화였기에 실망이었다. 섬세하고 풋풋하긴 했지만, 지루할 정도의 진부함과 뭔가 모를 어색함이 아쉽다. 감독 : 허진호 촬영 : 김병서 각본 : 허진호 이한얼 배우 : 정우성 고원원 김상호 마소화 한국 2009년

영화 보고 2009.12.11

결국 011 세자리 국번을 포기하고 아이폰을 지르다

돈 쓸 줄 모르던 어린나이에 큰 돈이 생기자, 모토롤라 택2라는 정말 벽돌같은 휴대폰으로 보증금만 65만원 예치하고 SKT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에 가입했었다. 기존번호를 포기하고 신규가입을 하는 것이 새 휴대폰으로 갈아타는 금전적 이득이 컸지만, 나름 기억하기 좋은 번호였기에 당연한듯이 웃돈을 치뤄가며 기기변경으로 일관하며 14년 동안 011 세자리 국번의 번호를 유지해왔다. 010 식별번호의 비율이 80% 이상 넘어선다면 기존 번호들을 강제통합한다는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접해왔지만, 그래도 버틸때까지 버텨볼 생각이었다. 정말 다 망가져가는 2G폰으로 버티고 있었는데, 아이폰의 유혹은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KT에서 3G폰으로 기변하더라도 011 번호를 가상으로나마 유지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준비 중..

일상+ 2009.12.03

최후의 끽연자(最後の喫煙者)

잠깐 시간을 때우러 들린 서점에서 확 눈에 들어오는 책이 있었다. 한창 때는 하루에 두세갑을 피워대던 골초였던 나에게 너무나 매력적인 제목이었다. '츠츠이 야스타카 자선 뒤죽박죽 걸작 단편집'이라는 부제가 왠지 오만하게 보여 거부감도 조금 있었지만, 애니메이션으로 접했던 에 대한 좋은 인상으로 그 원작자의 책이라기에 오랜만에 책을 구입해서 읽게 되었다. 츠츠이 야스타카는 일본을 대표하는 SF작가라는데, 외계인이라던가 우주선이 난무하는 것이 아닌 작가의 공상으로 만들어진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기발한 블랙유머를 보이는 작품이었다. 마음껏 웃기보다는 씁쓸하게 웃게되는 이야기가 총 8편이 실려있는데, 일본 역사에 대해 알지 못해서 읽기가 매우 힘들다거나, 일본 문화적 배경에 대한 무지로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책을 읽고 2009.10.09

애자

엄마와 딸이 나오고 엄마가 죽는다는 줄거리만 듣고도 별로 보고 싶지 않은 영화였지만, 함께 하는 이가 보고 싶어했기에 별 기대없이 보게 된 영화다. 좌충우돌하는 도식적인 에피소드 요소들이 개연성이 부족하게 편집되어 있고, 가끔은 너무 어색하게 들리는 사투리도 몰입을 방해하는 등 그다지 좋은 영화는 아니었지만, 전혀 기대 없이 보았던 덕분인지 김영애와 최강희라는 배우에 대한 만족으로 적당히 즐길 수 있었다. 감독 : 정기훈 촬영 : 박용수 각본 : 정기훈 배우 : 최강희 김영애 한국 2009년

영화 보고 2009.10.03

88분(88 Minutes)

알 파치노(Al Pacino)가 주연이라는 것 만으로 선택해서 보게되었는데, 영화의 완성도는 배우의 연기보다는 감독의 연출에 좌우된다는 걸 참 잘 보여주는 영화였다. 존 애브넷(Jon Avnet) 감독의 와 은 정말 좋은 여운이 길게 남았던 영화인데, 은 정말 형편이 없었다. 장르가 전혀 달랐기 때문일까? 알 파치노의 연기 조차 어정쩡한 연출 속에 파묻혀 버렸다. 이야기 전개는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진지한 범죄 스릴러임에도 결말이 억지스러워서 아쉬움이 배가되었다. 감독 : Jon Avnet 촬영 : Denis Lenoir 각본 : Gary Scott Thompson 배우 : Al Pacino, Alicia Witt, Amy Brenneman, William Forsythe, Benjamin McKe..

영화 보고 2009.09.16

국가대표

그렇게나 재밌다는 입소문으로 가득했던 를 보고 나오는 길은 좀 씁쓸했다. 연 360만원의 훈련비가 지원의 전부일 뿐, 생계를 위하여 선수생활을 위하여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비인기종목의 국가대표 선수들의 황당한 실제상황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너무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가 계속됐다. 실화를 바탕으로 두고 있다는 핑계로 개연성이 부족한 이야기들을 모자이크처럼 연결해두고, 억지와 신파로 감동 좀 받으라며 애국심에 호소하길래, 괜히 거부반응이 일어나 영화를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물론 하늘을 나는 듯한 스키점프 장면은 시원스럽긴 했지만, 등장 인물들간의 관계와 이야기의 흐름의 구성이 밀도가 떨어지는게 많이 아쉬웠다. 너무 입소문이 잘나서 실망이 컸던 모양이다. 감독 : 김용화 촬영 : 정정훈 각본 : 김용화 배..

영화 보고 2009.09.10

왓 위민 원트(What Women Want)

국내에는 2001년도 초에 개봉했다니까 벌써 영화가 만들어진지가 8년이 훌쩍 지나버린 영화다. '여자들의 속마음이 귀로 들린다는' 설정만으로 호기심에 꽤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여태것 잊어버리고 지내다가 얼마전 가입한 IPTV VOD 목록에 무료로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마초'가 우연한 기회에 여자의 생각이 들리게 되면서 '초식남'과 같이 되어가며 여자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을 하게되는 내용이었다. 커피숍 종업원과의 정사라던가 자살을 꿈꾸는 여인을 찾아가는 등의 에피소드는 보기에 좀 낯간지러웠지만, 대부분 유쾌한 에피소드들로 가볍게 보기에 딱 좋은 영화였다. 감독 : Nancy Meyers 촬영 : Dean Cundey 각본 : Cathy Yuspa, Diane Drake..

영화 보고 2009.07.29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

왠지 식상하고 촌스러워 보이는 제목도 한 몫을 했지만, 소설을 안 읽은 사람은 그나마 재밌게 보더라는 동료의 말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소설로나 읽어볼 생각이었지 영화를 볼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느닷없이 영화를 보러 갔을때 시작시간이 가장 알맞게 남아있던 것이 바로 였기에 바로 표를 끊어 보았다. 아무생각 없이 즐기기는 좋은 영화였지만,왠지 모르게 빤히 보이는 결말의 반전은 매우 식상했다. 감독 : Ron Howard 촬영 : Salvatore Totino 원작 : Dan Brown 각본 : Akiva Goldsman 배우 : Tom Hanks, Ayelet Zurer, Ewan McGregor, Stellan Skarsgard, Armin Mueller-Stahl 미국 2009년

영화 보고 2009.06.17

박쥐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까지 받아왔다지만, 솔직히 그렇게 대단한 영화인지는 잘 모르겠다. '뱀파이어가 된 신부'라는 소재는 매우 독특했지만, 이야기는 조금 진부하게 흐르는 면이 없지 않았다. 송강호와 김옥빈의 주연은 물론 신하균, 박인환, 김해숙의 조연까지 배우들의 연기는 정말 좋았지만, 영화 자체엔 뭔가 거부감이 들었다. 어쩌면 주인공인 상현이 끊임없이 자기합리화하는 것들이 내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 같아 썩 유쾌한 감정이 들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감독 : 박찬욱 촬영 : 정정훈 각본 : 박친욱 정서경 배우 : 송강호 김옥빈 신하균 박인환 김해숙 오달수 송영창 한국 2009년

영화 보고 2009.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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