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팀에 여자가 과반이 넘는 덕분에 팀 회식비로 식사가 아닌 공연관람을 하게 되었다. 단돈 만원에 공연을 예매를 했다는 것과 홍대 지역에 위치한 극장이라길래 제목조차 궁금하지 않을 정도로 큰 기대는 없었다. 보게 될 공연이 연극인지 뮤지컬인지조차 몰랐었다. 공연장인 홍대 인디팍 아트홀에 도착해서 전용극장을 대관한 오픈런 공연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약간 기대를 갖고, 도대체 '콘서트 뮤지컬'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우연히 행복해지다>를 보기 시작했다.
아직은 훈련이 덜된 배우들인지 발음이 부정확해 대사나 가사 전달이 잘 안되었고 발성과 음정들도 불안했다. 하지만 배우들이 진심으로 공연을 즐기며 연기하고 노래한다는 것이 피부로 와닿았기에 참 보기 좋았다. 뭔가 어설프지만 연기자 모두 그들 나름대로의 개성과 매력은 살아 있었다.
그러나 딱 학예회 수준의 작품이었다. 관람하는 내내 교회 수련회에서나 올려질 촌극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마도 장로회신학대 기독교교육과에서 공부하셨다는 작가인 함유진 '자매님'의 탓이 가장 클 것이다. '예수천국 불신지옥'이라는 구호 정도로 거부감이 들만한 내용은 아니고, 기독교적인 사랑을 소재로한 이야기인데 어설프기 짝이 없는 작품이었다. 극의 흐름 속에서 마지막에 자연스럽게 콘서트 공연으로 전환해서 관객을 열광시켜 즐거움을 줘 보겠다는 의도는 나쁘지 않았지만, 브레히트의 소격 효과를 노린 것도 아닐텐데 관객과의 호흡이라는 미명 하에 극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가 모두 차단되어 있었다.
단돈 만원을 넘어서 공연을 본 시간조차도 아까울 정도로 엉망인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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