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보고

26년

ttae 2011. 10. 24.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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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션(faction)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단어로써 역사적 사실이나 배경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창작해 내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작가 강풀의 <26년>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한 팩션이다. <26년>을 최대한 재미있게 그려서 될수록 많은 이들이 이 만화를 볼수 있게 하고, 이 만화를 본 이들에게 최소한 80년 5월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기억했으면 좋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한다.

그런 목적이기에 만화는 작가의 권한으로 부분적 카피레프트를 표방한다고 한다. 강풀 만화의 독점게재권을 가지고 있는 Daum의 권리를 해치지 않고, 대량카피와 상업적인 목적이 배제되었다면, 특정정당의 선전물이나 정치색이 있는 시민단체가 아니라면 펌질이 자유로운 작품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그 아픔을 소재로 깊히 다룬 작품들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강풀의 웹툰들을 정주행 중에 <26년>은 건너 뛸까 생각했지만, 왠지 아쉬워서 일단 보기를 시작했는데, 정말 강풀 작가는 이야기 꾼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김갑세라는 대기업 회장이 엄청난 사건을 준비하면서 자기만 알고 있는 게 아니라 그 일을 도모하기 위해 모으게 되는 모든 구성원들과 세세한 작전사항을 공유한다는 점이 이해가 가지 않는 등 공감할 수 없는 설정을 포함하여 경호실장과의 인연이 억지스럽고, 결말 또한 똥을 싸다만 기분이 들게 하지만, 80년 5월 광주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가를 확실히 기억해주게 하는 만화였다.

편안했던 작가의 평소 그림체 조차 한층 무거워졌지만 재미있으면서도 매우 진지했던 만화였다.

작가의 의도대로라면 이 만화가 원작으로 하는 영화가 제작되어 대박을 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이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29년>은 2008년도에 캐스팅까지 마치고, 크랭크인을 하려 했지만, 투자 상황이 여의치 않아 촬영에 들어가지는 못했다고 한다. 인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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