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이 두배나 들어왔지만

지난 금요일이 급여일이었다. 최근에 씀씀이가 컸던 탓에 현금이 부족해서 쪼들리고 있던 터라 월급날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었다. 출근을 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인터넷뱅킹으로 급여통장을 확인해보니까 이미 월급이 지급되어있었다.

그런데 통장의 잔액이 생각보다 많았다. '분명히 잔고가 0원이었을텐데.. 이번 달이 보너스 달이였나?' 라는 생각을 스쳐하면서 기쁜 마음에 자세한 내역을 조회해 보았다.

월급이 두번 들어와있었던 것이다! 워크샵에 뒤늦게 참여하기 위하여 혼자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명 비발디파크에 가기 위해 지출했던 버스비 12,200원도 두번 들어와 있었다.

'엇! 이거 은행 전산의 오류인가? 그럴리가 없을텐데.. 회사에서 실수한 건가? 급여담당에게 문의해야하나? 나만 이런 건가? 우선 잠자코 있다가 아무 말 안나오면 그냥 쓱 해도 되는건가?'

로또 3등에라도 당첨된 것 같은 기분에 어리둥절했다.

하지만 잠시 후에 기분 나쁜 메일이 도착했다.

제목 : [협조요청]급여 중복지급 관련 반환 요청의 건

안녕하십니까?

경영지원팀의 ***입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저의 실수로 인하여 급여가 중복으로 지급되었습니다.

이에, 급여 중복지급분을 아래의 회사계좌로 입금 시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계좌번호 : ***-**-******

은      행 : 신한은행

예 금  주 : (주)*********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

 

 

***배상

좋다가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