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이 넘도록 여자친구 한 번 제대로 사귀어 본 적이 없던 녀석에게 결혼은 정말 꿈 같은 일이었다. 이 꿈만 이루면 모든 일은 자동으로 이루어질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결혼은 정말 냉혹한 현실이라는 것을 시간이 지날수록 뼈저리게 느낀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돈 때문이다. 아니, 어쩌면 모든 원인이 다름 아닌 돈에 있다. 넉넉한 집의 자식은 아니었지만, 별로 돈의 부족함을 모르고 자라왔었고, 그 때문인지 돈에 대한 욕심도 별로 없었다. 변변치 않은 직업을 택하여 한 달에 백만원 남짓한 월급을 받던 시절만 하더라도 풍족하게 지냈었다. 하지만 지금은 돈이 탐이 난다. 첫 월급의 두 배를 넘게 벌고 있지만, 돈이 부족하다. 쓸 돈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가진 돈은 턱없이 모자르다. 결혼 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