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새벽에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같은 팀이었던 사람들과 나름대로 송년회를 늦도록 즐기고, 집에 돌아와서는 현관을 열려는데 미묘한 위화감이 들었다. 열쇠 구멍이 뻥 뚫려 있었다. 도둑이 들었던 것이다. 남자 혼자 사는 집이라 훔쳐갈만한 물건이 많지는 않았지만, 카메라와 자전거를 비롯하여 비교적 값나가는 물건들이 몇가지 있었기에 걱정이 되어서 살펴보니 도둑은 그런 들고 나가기 거추장스러운 것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은 모양이었다. 30만원 정도쯤 모아둔 500원짜리 동전 꾸러미도 제자리에 그대로 있었기에 피해를 본 것이 하나도 없는가 했었는데, 어지러진 물건들을 정리하다 보니 없어진 것이 딱 하나가 있었다. 올해 초에 헤어졌던 어린 여자친구와의 커플링이 안보였다. 2년간의 추억 때문에 버리기도, 돈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