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학원 종합반에서 알게 되어서, 신촌에 이웃한 대학을 다니면서 한 때는 매일 같이 붙어다니던 친구의 딸의 첫돌이었다. 하지만 돌잔치에 가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그 녀석이 여자이기 때문이었다. 오랜시간을 함께 했던 만큼 그 녀석의 친구들은 물론 가족들과도 안면은 있지만, 같이 밥먹으면서 이야기할 상대가 없을 것이 뻔했다. 그냥 얼굴만 비치고 돌반지만 선물하고 오려다가 고등학교 후배 녀석에게 부탁해서 같이 갔다. 녀석의 다른 친구들은 대부분 남편과 아이들과 같이 왔다. 임신을 한 친구도 있었다. 다들 행복해 보였다. 이런 날 함께할 여자친구가 없다는 것이 서러워지고, 왠지 어색해져서 서둘러 자리를 피했다.